한 와인 동호회 카페에서 열린 와인 모임에 참석했다.

그토록 마셔보고싶던 샤또 디껨을 드디어 마셨는데, 

오히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생소한 Domaine Huet의 와인이 더 내 취향이었다.


De Stefani Prosecco DOC Extra Dry

품종 : Glera

생산지 : Veneto

식전주로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을 마셨다. 프로세코란게 무엇인지는 알고있었어도 마셔본건 이 날이 처음이었다.

원래 모임 리스트에 예정되있던 와인은 아니라서 별로 기대를 안했는데 마셔보니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상쾌하고 경쾌한 느낌이랄까.

(참고 링크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965282&cid=48185&categoryId=48302)


빵 위에 성게알이 올라간 요리

원래 성게알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이건 참 맛있게 먹었다.


음식과 함께 마신 보르도 레드 와인들

왼쪽부터 쓰자면, Chateau La Closerie Du Grand Poujeaux 1995 (Haut-Medoc)

Chateau Haut-Milon 1996 (Pauillac)

Chateau Greysac 1999 (Haut-Medoc)

Chateau Bel-Air 2000 (Pomerol)


샤또 그레삭이 이 중에 가장 부드러운 느낌이어서 이것부터 마셨는데 레드 와인 중에 가장 내 마음에 들었다.

확실히 나는 부드럽고 여성적이거나, 과실 향이 풍부한 레드와인을 좋아하는 것 같다.


파스타도 두어 가지 나왔던 것 같은데, 요리들이 대체로 다 좋았다.

모임 참석자 중 한 분께서 협찬해주신 스페인 와인 PUNTO Y SEGUIDO 2009

Garnacha 품종인데,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앞서 마신 보르도 레드와인들과 확연한 맛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다음에 또 마시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뼈채 나오는 스테이크

완전 맛있음


Chateau d'Yquem 1989

드디어 마셔본 샤또 디껨!!

굳이 장황한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유명한 세계 최고의 스위트 와인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마셔본 다른 소테른 와인들의 연장선상에 있는듯한, 소테른 와인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맛의 밸런스가 굉장히 절묘한 느낌이었다. 

당도와 산도의 균형이 굉장히 잘 되어있는듯 하였고.. 

디껨을 가리켜서 밸런스가 돋보이는 와인이란 표현을 많이 쓰던데 무슨 뜻인지 알것 같다.


Domaine Huet, Vouvray Cuvée Constance Moelleux 1997

샤또 디껨에 비하면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와인인데, 오히려 나는 이게 더 좋았다.

Loire강 우안의 Vouvray라는 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인데, 해마다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해에는 dry wine, 

어떤 해에는 sparkling wine, 어떤 해에는 sweet wine을 생산하는 등 wine maker의 중요성이 크다고 한다.

1997년 빈티지임에도 1989년 디껨보다 더 짙은 호박색을 띠었는데.. 품종의 차이인걸까?

참고로 샤또 디껨은 세미용 80% 소비뇽 블랑 20%로 만들고, 이 와인은 슈냉 블랑(Chenin Blanc) 100%라고 한다.

샤또 디껨보다 맛이 더 농후하고 진하기 때문에 두 가지를 같이 마실 경우에는 샤또 디껨을 먼저 마신뒤 

도멘 위에 부브레 퀴베 콘스탄스를 마시는게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맛을 비교하자면, 

샤또 디껨 1989년산은 동이 터오는 상쾌한 새벽에 경쾌하게 하늘을 날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한마리 황금빛 새랄까. 

르네 마그리트의 '좋은 징조(Favorable Omens)'라는 그림이 떠오른다.


반면에 도멘 위에 부브레 퀴베 콘스탄스 1997년산은 

왕 앞에서 화려한 황금 장신구들로 치장한채 요염하게 춤을 추며 유혹의 시선을 보내는 무희같은 느낌이다.

보석 호박을 연상시키는 그 짙고도 농염한 색을 바라보며 한 잔 마시면, 

확실히 소테른 와인과는 다른 스타일의 와인이라는걸 느낄 수 있다.

아마 소테른 보다는 토카이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데.. 내가 토카이를 한번밖에 안마셔봐서 아직 잘 모르겠다.  


Domaine Huet, Vouvray Cuvée Constance는 생산량도 적고, 매년 생산하는 것도 아니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구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한다.

이렇게 귀하고 좋은 와인을 마시게 되어 정말 기쁘다.

기대를 많이 한 모임인데 기대를 훌쩍 넘어버린 좋은 시간이었다.

이제 토카이 에센시아와 독일의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를 마셔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제 내가 dry wine에도 점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는 달콤한 와인 위주로 좋아했는데, dry wine도 굉장히 다양하고 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by Abricot 2014. 9. 20. 06:50